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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우리가 사랑한 한국 PC게임 본문
[책리뷰] 우리가 사랑한 한국 PC게임 - 사진으로 읽는 한국 게임의 역사
'당신이 읽고픈 책이 있는데 아무도 쓴 적이 없다면 그 책은 당신이 써야 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의 말이다.이 문구는 조기현 저자 서문에 그대로 인용되어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약 1992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에서 개발하고 발매된 PC 게임들을 정리하였다. 책 구성은 간단하다. 당시 나왔던 인기 게임 메인 사진과 함꼐 간단한 설명으로 구성되었다.
이 책이 단순히 '90년대에 이런 게임이 있었고 어떤 게임이다' 라고만 서술되어 있었다면 사전과 비슷한 느낌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인터뷰 부분이다. 게임 4~10개 정도 소개를 해주고 이후 그 게임을 만들었던 대표 개발자 한 분의 인터뷰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90년대 개발자들 공통된 점은 다들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해왔다는 점이였다. 특히 게재동(게임제작자동호회)를 필두로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탄생하였다. 게임 업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게임 개발 지망생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이름들이다.
당시 게임 개발의 고충들도 많이 적혀있는데 대표적으로 불법 복제와 버그들이다. 요즘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업데이트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한 상태로 게임이 출시되어야한다. 그러나 프로그래밍 해본 사람들이라면 완벽한 상태라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특히 불법 복제 때문에 힘들었다는 내용이 많은데, 가장 처음에 소개한 게임은 '폭스 레인저'로 만오천원이라고 한다. 1992년 최저 임금이 약 925원이였기 때문에 16시간 정도의 금액이라는 뜻이다. 또한 1997년 최저 임금이 1400원일 때, 게임 가격이 약 4만원 정도인데 시급 28.5시간이다. 현재 2023년 최저임금은 9620원이지만, 게임 가격은 저렴한 것은 만원대에서 콘솔게임은 10만원 정도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10시간 정도의 금액으로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게임 가격이 별로 안 오른 것도 있겠지만, 당시 상황을 생각했을 때 선뜻 게임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돈은 없으나 게임은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기에 불법 복제가 널리 퍼졌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게임 가격이 너무 높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DirectX, OpenGL 같은 그래픽스 API도 있으며, Visual Studio처럼 훌륭한 IDE도 많은 환경이다. 개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엄청난 수준의 게임을 만들어낸 당시 개발자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낮은 가격인 것도 같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개발자들이 어떤 어려움이나 고충을 겪고 게임을 만들어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본인들이 느끼기에 그 돈을 지불하고 즐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교양 서적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기록서라고 보는 것이 더 옳겠다. 게임 개발자들이라면 심심할 때 이 책을 통해 선배 개발자들이 어떤 게임을 만들어냈고 어떻게 지내왔는지 보기를 권한다. 아쉬운 점은 기록서이기 때문에 게임의 단편적인 부분만 가볍게 다룬 느낌이 들었다. 따라서 좀 더 자세한 개발 상황을 보고 싶은 분들은 '피, 땀, 픽셀'을 통해 게임 개발이 어려운 부분을 느껴보았으면 한다. 추가로 당시에 게임 개발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느껴보고 싶다면 '게임 엔진 블랙북' 시리즈를 추천한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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